제주 숙소에서 즐긴 바베큐, 노을 보며 흑돼지·한치·고등어 구워 먹은 저녁
제주 여행을 하다 보면 유명한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숙소에서 여유롭게 보내는 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에는 제주 숙소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던 저녁 이야기를 남겨보려고 해요.^^
밖으로 나가지 않고 숙소 마당에서 직접 바베큐를 준비했는데, 제주에서 먹는 흑돼지와 한치, 고등어까지 더해지니 웬만한 외식보다 훨씬 푸짐한 저녁이 되었답니다.

저녁 준비를 하면서 먼저 한치를 손질했어요.
사진으로 다시 봐도 제법 푸짐하지요?
몸통도 도톰하고 다리까지 넉넉해서 구워 먹기 딱 좋았어요.
제주에 와서 이렇게 직접 준비해서 먹으니 같은 음식도 괜히 더 특별하게 느껴졌답니다.
제주 숙소 마당에서 시작한 저녁 바베큐

마당에 테이블을 펴고 이것저것 하나씩 올려놓으니 어느새 제법 근사한 저녁상이 완성됐어요.
한치와 흑돼지, 고등어에 쌈 채소까지 준비하고 시원하게 마실 것도 곁들이니 정말 여행 온 기분이 제대로 나더라고요.
그리고 사진 뒤로 살짝 보이는 아이가 바로 진주예요.ㅎㅎ
우리가 뭘 하는지 궁금한지 자꾸 주변을 서성거리는데 그 모습까지도 이날 저녁의 한 장면이었어요.

숯에 불을 붙이고 본격적으로 바베큐 시작!
잔디가 있는 마당에서 연기가 솔솔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식사를 하기 전부터 분위기에 먼저 취하는 느낌이었어요.
여행에서는 이런 시간이 참 좋은 것 같아요.
누가 서두를 필요도 없고,
시간에 맞춰 자리를 비울 필요도 없이
먹고 이야기하고 쉬고 싶을 때 쉬는 시간.
흑돼지와 한치, 고등어까지 한 번에

불이 어느 정도 올라오고 나서는 준비해 둔 음식들을 하나씩 올렸어요.
흑돼지도 굽고 한치도 굽고 고등어도 함께 구웠는데요.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모습만 보고 있어도 배가 고파지더라고요.^^
한치는 오래 구우면 질겨질 수 있어서 적당히 익었을 때 꺼내 먹었는데, 쫄깃한 식감이 참 좋았어요.

잘 익은 한치와 흑돼지를 한 접시에 담아놓으니 이것만으로도 술안주가 따로 필요 없겠더라고요.
한치 특유의 쫄깃함과 숯불향이 더해진 고기의 조합이 생각보다 참 잘 어울렸어요.
우리 곁을 지켜주던 진주

그리고 저녁을 먹는 동안 계속 우리 주변을 지켜보던 진주.^^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자기도 함께하고 싶은지 계속 가까이 와서 쳐다보는데 정말 귀엽더라고요.
맛있는 냄새가 잔뜩 나니 진주 입장에서는 참기 힘든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ㅎㅎ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이대도 얌전히 있어줘서 진주 사진도 몇 장 남겼답니다.

먹다 보니 처음보다 음식은 조금 줄었지만 오히려 식탁은 더 풍성해졌어요.
고기와 한치, 쌈 채소에 밥과 국까지 곁들이니 밖에서 사 먹는 것과는 또 다른 푸근함이 있었답니다.
이날 저녁을 더 특별하게 만든 제주 노을

그런데 이날 저녁의 주인공은 음식만이 아니었어요.
고기를 굽다가 문득 하늘을 봤는데
제주 하늘이 정말 예쁜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더라고요.
사진보다 실제 모습이 훨씬 예뻤는데, 잠시 고기 굽는 것도 잊고 한참 바라봤어요.
제주여행을 하면서 이름난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저는 가끔 이런 순간이 더 좋더라고요.
아무 계획 없이 숙소에 앉아 있다가
우연히 만나는 멋진 노을.
그래서 여행이 좋은가 봅니다.^^
깻잎 한 장에 흑돼지와 한치를 함께

잘 구워진 흑돼지와 한치를 깻잎 위에 올려 한입.
별다른 재료가 없어도 숯불에서 갓 구운 음식이라 그런지 정말 맛있었어요.
제주 흑돼지는 그냥 먹어도 좋지만 이렇게 야외에서 직접 구워 먹으니 분위기까지 더해져 훨씬 맛있게 느껴졌답니다.

겉은 노릇하게 익고 안쪽은 촉촉하게 남아 있는 고기는 역시 바로 구워 먹을 때가 제일 맛있지요.
먹고 이야기하다가 또 굽고,
다시 한잔하고 또 이야기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저녁을 보냈어요.
숯불에 구운 고등어도 빼놓을 수 없었어요

마지막으로 정말 맛있었던 고등어.
숯불에 구운 고등어는 겉면이 노릇노릇하게 익으면서 고소한 향이 올라왔어요.
고기와 한치를 먹은 뒤였는데도 고등어를 보니 다시 젓가락이 가더라고요.

속살도 제법 촉촉하게 잘 익었어요.
따뜻한 밥 한 숟가락에 고등어 살을 올려 먹으니 이것도 참 잘 어울렸답니다.
제주 여행에서 기억에 남은 평범해서 더 좋았던 저녁
이번 제주여행에서 화려한 음식점이나 관광지가 아닌데도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어요.
좋은 사람들과 마당에 둘러앉아 한치와 흑돼지, 고등어를 숯불에 굽고
진주는 옆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고,
고개를 들면 제주 하늘에는 분홍빛 노을이 펼쳐지고….
생각해보면 여행에서 꼭 특별한 것을 해야만 좋은 추억이 생기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맛있는 음식과 편하게 이야기 나눌 사람들이 있고
잠시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공간만 있어도 충분하더라고요.
제주 숙소에서 보낸 이날 저녁도 저에게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제주 이야기도 천천히 이어서 남겨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