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도 다다가의 지중 미술관
2004년 개관한 지중 미술관은 섬 전체가 미술관이라는 평가를 받는 예술의 섬 나오시마를 대표하는 전시 공간입니다. 역시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지중 미술관은 지중이란 이름 그대로 미술관 전체가 땅속에 묻혀있는데 이는 안도 다다가 나오시마 섬의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설계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미술관 자체가 땅속에 파묻힌 지하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전시관이 자연채광을 받을 수 있어 시간과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특히 지중 미술관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클롣 모네, 제임스 터렐, 월터 드 마리아 3명의 예술가 작품을 영구 전시한다는 목표로 지어진 특별한 미술관입니다. 어느 작가의 작품을 전시할 것인지 명확하게 결정된 후 미술관이 지어졌기 때문에 한 작가의 작품만을 위해 치밀하게 구성된 공간이라는 점이 더욱 흥미롭습니다. 제임스 터렐은 공간의 예술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왔으며, 발광다이오드 조명을 활용한 다양한 예술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공간 체험을 선사합니다.
지중미술관에 전시된 제임스 터렐의 작품은 오픈 스카이로 빛과 공간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데 특히 일몰 시간대에 체험할 수 있는 나이트 프로그램이 놓쳐서는 안 될 작품의 백미라고 합니다. 프랑스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중 한명인 클로드 모네를 위해 마련된 공간은 만약 모네가 살아있다면 작품의 전시를 위해 어떻게 공간을 구성했을까 하는 추측을 기반으로 마련된 전시실이라고 합니다. 2×2cm 크기로 가공한 70만 개의 대리석 바닥으로 마감하여 은은하게 빛나는 공간에 모네의 초대형 작품인 수련을 비롯하여 모네의 회화 5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지하 3층, 깊숙한 공간에 전시되어 있는 월터 드 마리아의 시간,영원,시간 없음 작품은 보는 순간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세밀하게 설계된 공간에 직경 2.2m의 구체와 금박을 입힌 27개의 마호가니 목재 조각을 비치해 작품이 되는 공간 자체를 구성하였습니다. 일출과 일몰 사이, 자연광을 받아 시시각각 변하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계단을 한 계단씩 오르내릴 때마다 투명한 구체에 반사되는 태양 빛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 출신 이우환 미술관
나오시마 섬에서 비교적 가장 최근인 2010년에 개관한 미술관으로 역시나 안도 다다오가 설계를 맡았습니다. 반지하 구조로 되어 있는 이우환 미술관은 경상도 출신의 한국예술가, 이우환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1936년 경상남도 함안에서 태어난 이우환은 현재는 일본과 프랑스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1956년 서울대학교 미대를 중퇴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1961년 일본대학 문학부의 철학과를 졸업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그는 한국 출신 예술가 중에서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술관은 설계할 단계에서부터 이우환과 안도 다다오는 미리 의견을 나누며 작품이 가장 잘 표현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갔다고 전해지고있습니다. 이우환은 안도 다다오에게 동물과 같은 미술관, 반쯤 열려있는 하늘이 보이고, 태반으로 돌아가는 듯한 공간임과 동시에 죽음을 맞이하는 공간의 이미지를 제시했다고 합니다. 미술관은 세토내해가 보이는 계곡에 위치하고 풍경을 살리기 위해 반지하로 설계되었습니다. 그리 큰 규모의 미술관은 아니지만 정면에 50m에 달하는 거대한 콘크리트 벽이 세워져 있어 상당히 강한 인상을 줍니다.
나오시마의 상징, 호박
나오시마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검색해보면 빠지지 않고 단골로 등장하는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쿠사마 야오이의 호박작품입니다. 나오시마 섬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미야누라항에 도착하면 곧바로 쿠사마 아요이의 작품인 빨간 호박이 맞아줍니다. 또 다른 노란 호박은 항구에서 약 40분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는 츠츠지소우근처 해안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깨끗하고 파란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거대하고 선명한 색상의 호박이 묘하게 잘 어울려서 나오시마를 대표하는 심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예술가인 쿠사마 야요이는 1923년생으로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어릴 때부터 편집적 강박증이란 정신질환을 앓았다고 합니다. 집 안에 있던 빨간 꽃무늬 식탁보를 본 후 그 잔상이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아 둥근 물방울무늬로 변했고 이 무늬가 훗날 그녀의 작품세계를 대표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