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물뫼힐링팜에서 만난 특별한 시간
말과 교감하며 잠시 마음을 내려놓다
이번 제주여행에는
관광지를 둘러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말고도
조금 특별한 시간이 예정되어 있었어요.
바로 물뫼힐링팜에서 진행하는 노마드 힐링프로그램이었습니다.
물뫼힐링팜 사장님과 저희 가족의 인연은
사실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농촌유학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던 농장 사장님이시거든요.
시간이 흘러 아이들도 자라고
우리 부부도 어느새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이 꽤 길어졌습니다.
일과 생활에 치여 지내다 보니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쳐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어요.
그런 우리 부부에게 사장님께서 준비해주신 시간이
바로 말과 숲이 함께하는 힐링프로그램이었어요.

프로그램을 위해 도착한 말들.
가까이에서 마주하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처음에는 살짝 긴장도 됐어요.
그런데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
말의 눈빛이 참 순하더라고요.
🐴 제주에서 말과 천천히 친해지는 시간

바로 말을 타고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말 가까이에서 천천히 시간을 보냈어요.
숲속에서 풀을 뜯어 먹는 모습을 바라보고
조심스럽게 가까이 다가가 보기도 하고요.
제주에서 승마라고 하면
보통 말을 타고 코스를 한 바퀴 도는 모습을 먼저 떠올렸는데
이날은 조금 달랐습니다.
'타는 것'보다 먼저
말이라는 동물과 교감해 보는 시간이 있었어요.

가까이서 바라본 말의 눈은 참 깊었습니다.
말을 쓰다듬고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무언가를 꼭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쁘게 살아가면서는 늘
다음에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순간만큼은
그냥 눈앞에 있는 말에게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 풀 뜯는 소리마저 좋았던 순간
이날 찍은 영상 중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드는 영상이에요.
말이 풀을 뜯어 먹는 소리를
가까이에서 가만히 듣고 있는데
별것 아닌 것 같은 그 소리가 이상하게 편안했어요.
바람 소리와 숲의 소리,
그리고 말이 풀을 뜯는 소리.
화려한 음악도 필요 없고
누군가 말을 걸어주지 않아도 좋았어요.
잠시 아무 생각 없이
그 소리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 숲길에서 말을 타보다

이날 프로그램에서는
숲속에서 말을 타며 자연을 느껴보는 시간도 예정되어 있었어요.
사람이 많고 시끄러운 관광지가 아니라
초록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숲길이라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평소였다면 그냥 지나쳤을 나뭇잎과 바람 소리까지
이날은 이상하리만큼 선명하게 느껴졌어요.
여행하면서도 계속 다음 일정을 확인하곤 하는데
이곳에서는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었습니다.
🤎 말과 함께 남긴 한 장

조금 친해졌다고 생각해서
말 옆에서 사진도 한 장 남겨봤어요.^^
처음 마주했을 때의 긴장감은 어느새 사라지고
이때쯤에는 말 가까이에 있는 것 자체가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사람이 말을 치유한다기보다는
오히려 말이 아무 말 없이 사람을 받아주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말의 온기와 숲의 냄새를 느끼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시간이었어요.
뜻하지 않게 조금 일찍 끝난 프로그램
사실 이날 노마드 힐링프로그램을 끝까지 진행하지는 못했어요.
프로그램 도중 말 한 마리가 다리를 다치는 일이 생겨
말의 상태를 먼저 살펴야 했고
예정보다 일찍 프로그램을 중단하게 됐습니다.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말의 상태가 무엇보다 중요했기에
무리해서 프로그램을 계속하는 것보다
중단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말 가까이에서 눈을 마주하고,
쓰다듬어 보고,
숲에서 풀 뜯는 소리를 들었던 것만으로도
저희 부부에게는 충분히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다친 말이 별 탈 없이
잘 회복했으면 하는 마음이 컸어요.
🌿 번아웃이 찾아온 우리 부부에게 필요했던 것
이번 제주여행을 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쉬러 여행을 와서도
몇 시까지 어디에 가야 하고,
무엇을 먹어야 하고,
사진은 어디서 찍어야 하는지 계획하곤 하잖아요.
그런데 진짜 휴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인지도 모르겠어요.
말 옆에 서서 가만히 풀 뜯는 모습을 바라보고
숲속의 소리를 듣던 그 짧은 순간처럼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농촌유학으로 맺었던 인연이
오랜 시간이 지나
이번에는 지친 우리 부부에게 쉼을 선물해주었다는 것도
참 신기하고 감사했습니다.
완벽하게 끝까지 진행한 프로그램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제주에서 보낸 수많은 시간 중
말의 따뜻한 눈빛과 숲의 초록빛,
그리고 조용히 풀을 뜯던 소리.
아마 이번 여행을 떠올리면
그 순간도 함께 생각날 것 같습니다.
다음에 다시 제주를 찾게 된다면
그때는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
못다 한 숲길도 천천히 걸어보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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