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 힐링 프로그램을 마치고 숙소로 바로 돌아가기에는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말들과 함께 오름과 들판을 다니며 꽤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제주에 와 있으니 바다도 그냥 지나칠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잠시 곽지 과물 해수욕장에 들러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제주에 오면 참 좋은 게 산과 들을 보고 있다가도 조금만 이동하면 이렇게 바다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곽지에 도착해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는데 제주다운 검은 돌담과 물이 어우러진 모습부터 눈에 들어왔어요.

돌 사이로 물이 떨어지는 모습도 잠깐 바라보고 있으니 시원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프로그램을 끝낸 뒤라 몸도 살짝 지쳐 있었는데 이런 풍경을 보고 있으니 마음부터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었어요.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이곳에서 보았던 돌담과 '여탕'이라고 적힌 입구도 꽤 인상적으로 남아 있네요.
제주 특유의 돌이 그대로 보이는 공간이라 관광지만 둘러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곽지과물해변, 잠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제주 바다

그리고 드디어 바다 쪽으로 나가봤어요.
새파란 하늘이 펼쳐진 날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흐릿한 하늘과 잔잔한 제주 바다가 어우러져 차분한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검은 돌 사이로 밀려왔다 빠져나가는 바닷물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굳이 무엇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더라고요.

멀리 바다 쪽으로 풍력발전기가 줄지어 보이는 풍경도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색다른 장면이었어요.
화려한 여행지는 아니어도 이렇게 바다 앞에 잠시 서 있는 시간이 저는 참 좋습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유명한 곳을 많이 가는 것도 좋지만, 오히려 이런 순간들이 시간이 지나면 더 오래 기억에 남더라고요.

곽지과물해변의 검은 돌 사이로 보이는 물빛도 참 예뻤어요.
파도가 세지 않아 멍하니 바라보고 있기에 좋았고, 노마드 힐링 프로그램을 마친 뒤 잠깐 쉬어가는 코스로도 잘 어울렸습니다.
제주 바다에 발도 살짝 담가보고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다가 결국 바닷물 가까이까지 내려가 봤어요.
제주까지 왔는데 발 한번 담그지 않고 돌아가면 조금 섭섭하잖아요.^^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 정말 시원했어요.
하루 종일 움직이느라 피곤했던 다리도 잠깐이나마 쉬어가는 느낌.
멀리 갈 것도 없이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제주에 와 있다는 게 실감나더라고요.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바다를 바라보고, 발도 담그고, 아무 생각 없이 쉬었습니다.
제주 여행에서는 이렇게 계획에 없던 짧은 시간이 오히려 참 좋을 때가 있어요.
숙소로 돌아와 흑돼지로 간단한 저녁
한참을 쉬다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밖에서 또 식당을 찾아가 먹을까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이날은 이미 하루를 알차게 보냈기에 숙소에서 편하게 먹기로 했어요.
그리고 제주에서 빠질 수 없는 흑돼지를 구웠습니다.

거창하게 차린 저녁은 아니었는데 오히려 이런 밥상이 더 좋을 때가 있더라고요.
노릇하게 구운 흑돼지에 밥, 그리고 함께 먹을 반찬 몇 가지.
여행지 숙소에서 이렇게 밥을 차려 먹으면 이상하게 집밥 같은 편안함도 느껴집니다.

흑돼지는 겉면을 노릇하게 구워 먹었어요.
사진만 다시 봐도 기름기가 촉촉하게 올라온 모습이 보이네요.
하루 종일 움직이고 난 뒤라 그런지 따뜻한 밥에 고기 한 점이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밥에는 앞서 만들어 두었던 강된장도 곁들였습니다.
큼직하게 들어간 재료와 밥을 함께 한 숟가락 떠먹으니 이것만으로도 한 끼가 되겠더라고요.
밖에서 먹는 화려한 음식도 좋지만 여행 중 가끔은 이렇게 직접 만든 음식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중간중간 반찬도 곁들이고요.
짭조름한 반찬 하나만 있어도 흑돼지와 밥이 금방 사라집니다.^^

노릇하게 익은 흑돼지 한 점.
화려하게 차려진 저녁은 아니었지만 이날은 이 한 점이 정말 맛있었어요.
제주에서 보낸 하루, 마지막까지 좋았던 이유
아침부터 준비했던 노마드 힐링 프로그램에서 말을 만나고, 오름과 들판을 지나고, 프로그램을 마친 뒤에는 곽지과물해변에 들러 바다에 발도 담가봤습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흑돼지를 구워 소박하게 저녁까지 먹고 나니 정말 긴 하루가 마무리됐어요.
제주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건 꼭 유명한 관광지나 맛집에 가야 좋은 추억이 만들어지는 건 아니라는 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걷고, 말을 만나고, 제주 바다 앞에서 잠시 쉬었다가 숙소에서 따뜻한 밥 한 끼를 먹는 것.
이런 평범한 시간이 오히려 여행이 끝난 뒤 더 오래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제주에서 보낸 하루도 아마 그런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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