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남편과 함께 버킷리스트였던 한라산 등반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어요.
왕복 10시간 가까이 걸었던 산행이라 다음 날 아침에는 다리가 뻐근해서 어디 멀리 돌아다니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날은 무리한 일정은 잡지 않고
예쁜 제주 바다나 보면서 천천히 쉬어가자 하고 찾아간 곳이 있었는데요.
바로 제주 동쪽에 있는 코난비치, 코난해변이었습니다.
제주 한라산 성판악 코스 왕복 10시간 후기, 버킷리스트였던 백록담을 드디어 만나다
제주에서 노마드 힐링 프로그램을 마친 다음 날.사실 이날 한라산 등반은 미리 계획해 둔 일정이 아니었어요.그런데 제주에 와 있으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이번에 안 가면 또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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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자마자 “제주 바다 맞아?” 했던 코난비치

차에서 내려 바다 쪽을 바라보는데 순간 눈을 의심했어요.
사진으로만 보던 바다색이 눈앞에 그대로 펼쳐져 있더라고요.
제주에 와서 바다는 여러 번 봤지만 이날 코난비치의 색은 조금 달랐습니다.
검은 현무암 사이로 들어온 바닷물이
연한 민트색과 에메랄드빛을 오가는 모습이 너무 예뻤어요.
전날 하루 종일 한라산을 걸어서 몸은 무거웠는데 바다를 보고 있으니 피곤했던 것도 잠시 잊게 되더라고요.
풍력발전기까지 더해지니 제주 같으면서도 이국적인 풍경

그리고 코난비치에서 유독 눈에 들어왔던 건 바로 풍력발전기였어요.
새파란 하늘 아래
잔잔한 에메랄드빛 바다와 검은 현무암,
그리고 그 뒤로 커다란 하얀 풍력발전기가 서 있는데...
정말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날 찍은 사진 중 이 장면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한국관광공사에서도 코난해변을 에메랄드빛 바다와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지는 제주 동쪽 풍경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까이 내려다보니 물이 더 맑았어요

조금 높은 곳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니 물이 얼마나 투명한지 바닥까지 훤히 보일 정도였어요.
바다 한가운데 검은 현무암이 자연스럽게 경계를 만들고 있어 작은 천연 수영장처럼 보이는 곳도 있었습니다.

물이 잔잔한 곳에는 이미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멀리서 바라보는데도 물빛이 정말 예쁘죠?
코난해변은 용암 바위가 바닷물을 막으면서 다양한 깊이의 공간이 만들어지는 곳으로 소개되고 있어요. 다만 일반 지정 해수욕장은 아니어서 물놀이를 한다면 현장 상황과 안전을 먼저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제주 바다는 검은 현무암이 있어 더 예쁜 것 같아요

제주 바다를 볼 때마다 느끼지만
파란 바다 옆에 까만 현무암이 있어야 비로소 ‘아, 제주구나’ 싶은 것 같아요.
코난비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매끈한 모래사장만 펼쳐진 해수욕장과 달리 크고 작은 현무암 사이사이에 바닷물이 들어와 있어서 걷는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이 보였어요.
그냥 사진 몇 장 찍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이곳저곳 바라보다 보니 자꾸 발걸음이 느려집니다.^^
이날은 무엇을 하지 않아도 좋았던 날

사실 여행을 하다 보면
“여기까지 왔으니까 이것도 해야 하고”
“저기도 가봐야 하고”
일정을 꽉 채울 때가 많잖아요.
그런데 전날 한라산을 다녀온 덕분인지 이날만큼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았습니다.
바다를 바라보고,
조금 걷다가 다시 앉아서 바라보고,
사진도 몇 장 찍고...
그렇게 천천히 보내는 시간이 오히려 제주 여행답게 느껴졌어요.
바닷물이 이렇게 잔잔할 수가

조금 이동하니 앞에서 봤던 바다와 또 다른 풍경이 나타났습니다.
바람이 잠잠해지자 수면이 거울처럼 고요해졌어요.
멀리 풍력발전기가 서 있고 물 위에 모습까지 비치니 한동안 그냥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관광지를 빠르게 둘러보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여행도 좋지만
저는 요즘 이런 시간이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사람이 많지 않은 곳에서 천천히 걷고,
좋은 풍경이 나오면 사진 한 장 남기고,
마음에 들면 잠시 멈춰 있는 여행이요.^^
코난비치의 또 다른 이름은 행원해변
코난비치는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있는 행원해변으로도 불리는 곳이에요.
월정리해수욕장에서 동쪽으로 조금 이동하면 만날 수 있고, 공식 관광 안내에는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648 일대로 안내돼 있습니다.
제주 동쪽 여행을 계획한다면
월정리만 보고 돌아가기보다는 드라이브하면서 코난해변까지 함께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희처럼 꼭 물놀이를 하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바다색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들러볼 만했어요.
전날 한라산, 다음 날은 에메랄드빛 제주 바다
전날에는 한라산 백록담까지 올라가 구름과 산을 보고,
다음 날에는 이렇게 맑은 제주 바다 앞에 서 있으니
같은 제주인데도 전혀 다른 여행을 하는 느낌이었어요.
한라산에서는
“내가 여기까지 올라왔구나.”
하는 뿌듯함이 컸다면,
코난비치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바다를 바라보는 그 시간이 좋았습니다.

이번 제주 여행은 유난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많네요.
말을 타고 오름을 걸었던 노마드 힐링 프로그램도,
갑자기 결정하고 올라갔던 한라산 백록담도,
그리고 다음 날 만난 코난비치의 에메랄드빛 바다까지.
여행에서 꼭 거창한 무언가를 해야 기억에 남는 건 아닌가 봅니다.
잠시 멈춰서 바라본 바다 하나가
오래 기억에 남을 때도 있으니까요.^^
제주 동쪽을 여행하다가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며 쉬어갈 곳을 찾는다면
구좌 행원리 코난비치도 한번 들러보세요.
저는 제주에서 봤던 바다 중에서도
이날의 물빛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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